하루 채소·과일 400g 이상 권고… 특정 식품보다 다양하고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
건강한 식생활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있다.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어야 한다.”
하지만 막상 실천하려고 하면 궁금한 점이 생긴다. 하루에 어느 정도를 먹어야 할까. 과일을 많이 먹으면 채소를 적게 먹어도 되는 걸까. 생채소가 아니면 의미가 없을까. 주스로 마셔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한 식생활을 특정한 한 가지 음식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WHO가 제시하는 건강한 식사의 기본 원칙은 적절성, 균형, 절제, 다양성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채소와 과일은 건강한 식사를 구성하는 중요한 식품군이다.
하루 400g, 채소와 과일을 합친 양
WHO는 10세 이상에서 채소와 과일을 합쳐 하루 최소 400g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성인의 경우 자연적으로 식품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도 하루 최소 25g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400g은 과일만 400g을 먹으라는 뜻도, 특정 채소 하나를 매일 그만큼 먹으라는 뜻도 아니다.
채소와 과일을 다양하게 구성해 하루 전체 식사에서 섭취하는 양을 의미한다.
WHO는 탄수화물의 주요 공급원으로 통곡물과 함께 채소, 과일, 콩류 등을 권고한다. 건강한 식사는 어느 하나의 식품을 집중적으로 먹는 방식보다는 다양한 식품을 조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많이 먹는 것만큼 ‘다양하게’ 먹는 것도 중요하다
매일 같은 채소 한두 가지만 충분히 먹으면 건강한 식사라고 할 수 있을까.
채소와 과일은 종류에 따라 포함하고 있는 영양성분이 다르다. 따라서 한 종류를 고집하기보다는 여러 종류를 식사에 포함하는 것이 좋다.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역시 채소와 과일에서는 양뿐만 아니라 다양성도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어느 하나의 과일이나 채소가 건강에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식탁에 올리는 방식이다.
계절에 따라 식재료를 바꾸는 것도 자연스럽게 다양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건강을 위해 특별한 ‘슈퍼푸드’를 찾아다니는 것보다 평범한 채소와 과일을 여러 종류로 꾸준히 먹는 것이 건강한 식사의 기본에 더 가깝다.
생채소와 생과일만 먹어야 할까
신선한 채소와 과일은 좋은 선택이다.
그렇다고 모든 채소를 생으로 먹거나 신선식품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WHO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뿐 아니라 냉동이나 통조림 제품도 첨가당이 없고 나트륨이 지나치게 많지 않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설탕이나 나트륨 등이 얼마나 더해졌는지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채소 역시 반드시 샐러드 형태로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국이나 볶음, 찜 등 평소 식사에 채소의 종류와 양을 늘리는 방식으로 충분히 접근할 수 있다.
건강한 식생활은 특별한 메뉴를 별도로 준비하는 것보다 평소 먹는 식사 구성을 조금씩 바꾸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과일주스 한 잔은 과일 한 개와 같을까
과일은 먹기 어렵지만 주스는 간편하다는 이유로 과일주스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WHO는 과일주스의 경우 첨가당이 없는 제품이라 하더라도 상당량의 **유리당(free sugars)**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도 착즙하거나 병에 담긴 주스는 통과일에 비해 식이섬유가 적고 포만감도 낮기 때문에 통과일과 채소를 우선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과일을 먹는다’는 것과 ‘과일주스를 마신다’는 것을 완전히 같은 것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가능한 경우 과일 자체를 섭취하는 편이 좋다.
채소만 많이 먹으면 건강한 식사일까
여기에서도 균형이 중요하다.
채소와 과일은 건강한 식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것만으로 식사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WHO는 건강한 식생활의 기반으로 채소와 과일뿐 아니라 통곡물, 콩류, 견과류 등 다양한 식품을 함께 제시한다. 반면 유리당과 나트륨, 건강에 좋지 않은 지방의 섭취는 제한하도록 권고한다.
결국 샐러드 한 접시를 먹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하루 식사가 건강했는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어떤 음식을 얼마나 다양하게 먹었는지, 전체 식사가 균형 있게 구성됐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강하게 먹는다’는 것은 특별한 음식을 먹는 일이 아니다
건강한 식사를 위해 매번 정확하게 음식의 무게를 재야 하는 것은 아니다.
WHO의 400g이라는 기준은 채소와 과일 섭취를 위한 하나의 권고량이다. 개인의 구체적인 식사 구성은 나이와 생활방식, 활동량, 문화적 배경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숫자에만 집중하기보다 평소 식탁을 한번 바라보는 것도 방법이다.
오늘 식사에 채소가 있었는지, 과일을 주스가 아닌 원물로 먹었는지, 늘 같은 식재료만 먹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는 것이다.
건강한 식생활은 어느 날 갑자기 완벽한 식단으로 바꾸는 일이 아니다.
채소와 과일을 조금 더 자주 식탁에 올리고, 여러 종류를 선택하고, 통곡물과 콩류 등 다른 식품군과 균형을 맞추는 것.
WHO가 제시하는 건강한 식사의 네 가지 원칙인 적절성·균형·절제·다양성도 결국 이러한 일상의 선택과 맞닿아 있다.
‘무엇을 먹으면 건강해질까’를 고민하기에 앞서 오늘의 식사가 얼마나 다양하고 균형 있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 그것이 건강하게 먹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