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에도 배움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움직임을 배울 수 있을까

0
3

나이가 들면 움직임의 속도는 달라질 수 있지만, 새로운 동작을 배우고 익히는 능력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 나이에 새로운 운동을 시작해도 될까요?”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중장년층이나 고령층에게서 흔히 나오는 질문이다.

젊었을 때보다 몸이 뻣뻣해진 것 같고 새로운 동작을 따라가는 데 시간이 걸리면, 나이가 들어서는 이미 몸이 굳어 새로운 움직임을 배우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운동을 단순히 체력을 사용하는 활동이 아니라 새로운 움직임을 배우는 과정으로 바라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최근의 운동학습 연구는 나이가 들면서 운동 수행과 학습에 변화가 생기더라도, 고령층 역시 연습을 통해 새로운 운동기술을 익히고 수행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운동도 하나의 ‘학습’이다

처음 자전거를 배웠던 순간을 떠올려보자.

처음에는 페달을 밟으면서 균형을 잡는 것조차 어렵지만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여러 동작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수영을 배우거나 새로운 운동 동작을 익히는 과정도 비슷하다. 눈으로 동작을 보고 따라 해보고, 자신의 움직임을 느끼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조금씩 조절한다.

이처럼 연습을 통해 새로운 움직임을 습득하는 과정을 운동학습(motor learning)이라고 한다.

2024년 발표된 노화와 운동학습에 관한 리뷰 논문은 새로운 운동기술을 습득하는 능력이 어린 시절뿐 아니라 성인기와 노년기까지 삶 전반에 걸쳐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운동은 이미 잘하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움직임을 경험하고 조금씩 익숙하게 만드는 과정 자체가 운동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배우는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물론 나이에 따른 변화를 무시할 수는 없다.

연구에서는 노화에 따라 움직임의 속도와 정확성 등이 저하될 수 있으며, 새로운 운동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에서도 젊은 성인과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한다.

그러나 이것이 ‘나이가 들면 새로운 움직임을 배울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관련 연구를 종합한 최근 리뷰에서는 이러한 연령 관련 변화에도 불구하고 고령층에게 훈련을 통한 기술 향상 능력이 남아 있다고 설명한다. 즉 배우는 속도나 최종 수행 수준에는 개인차와 연령에 따른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연습을 통해 움직임을 개선하는 능력 자체는 노년기에도 존재한다.

그래서 새로운 운동을 시작했을 때 젊은 사람과 같은 속도로 동작을 익히지 못한다고 해서 자신의 몸에 학습 능력이 없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다.

조금 더 많은 반복이 필요할 수도 있고, 동작을 작게 나눠 익히거나 충분한 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빠르게 배우는 것과 배울 수 있는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다.

노년기에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도 중요하다

고령층의 운동에서는 단순히 많이 움직이는 것뿐 아니라 어떤 능력을 유지하고 사용하는지도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5세 이상에게 유산소 신체활동과 함께 근력운동을 권고하며, 주간 신체활동 가운데 균형과 근력을 강조한 다양한 복합 신체활동을 포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는 신체 기능을 유지하고 낙상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역시 65세 이상에게 유산소 활동, 근력 강화 활동과 함께 균형을 향상시키는 활동을 권고한다. 운동은 걷기나 근력운동 하나로 한정되지 않으며 요가, 스포츠 등 여러 요소가 결합된 활동도 선택할 수 있다.

이는 노년기의 운동을 단순히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움직이는 것’으로만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새로운 동작을 경험하고 균형을 조절하고, 자신의 몸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연습 역시 중요한 신체활동이 될 수 있다.

처음부터 잘할 필요는 없다

새로운 운동을 배우는 과정에서 가장 쉽게 만나는 장벽은 어쩌면 신체 능력보다 “나는 운동을 못한다”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보다 동작을 늦게 익히거나 한 번에 따라 하지 못하면 운동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배움의 관점에서 보면 처음부터 잘하지 못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새로운 언어를 처음 배울 때 틀린 표현을 사용하고, 악기를 처음 배울 때 원하는 소리가 바로 나오지 않는 것처럼 새로운 움직임 역시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익숙해진다.

WHO도 고령층의 신체활동을 획일적으로 제시하기보다 개인의 능력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권장량을 모두 수행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자신의 능력과 상태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활동하도록 권고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과 같은 동작을 똑같이 해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자신의 능력에서 시작해 새로운 움직임을 경험하고 조금씩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다.

몸을 배우는 데 ‘늦은 나이’는 정해져 있지 않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에는 분명 여러 변화가 생긴다.

그러나 변화가 있다는 사실과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없다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노년기에도 새로운 운동기술을 연습하고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운동을 바라보는 관점을 조금 바꿔준다.

운동의 목표가 반드시 더 빠르고 강해지는 것일 필요도 없다.

어제보다 조금 편하게 균형을 잡고, 처음에는 어려웠던 동작이 어느 순간 자연스러워지고, 자신의 몸을 조금 더 다양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 역시 배움의 결과다.

운동은 젊을 때 익혀둔 능력을 평생 사용하는 것만이 아니다. 새로운 움직임을 경험하고 자신의 몸이 그것을 익혀가는 과정은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배우느냐보다 계속 배우고 움직일 기회를 갖는 것일지도 모른다.

회신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