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야 운동이 잘된다는 생각은 오해… 익숙하지 않은 움직임 뒤 나타나는 ‘지연성 근육통’ 이해해야
운동을 마친 다음 날 아침.
계단을 내려가는데 허벅지가 뻐근하고, 팔을 들어 올릴 때 어깨 주변이 묵직하다. 전날 운동이 떠오르면서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어제 운동이 제대로 됐나 보다.”
반대로 열심히 운동했는데 다음 날 아무런 근육통이 없으면 운동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다.
운동 후 생기는 근육통은 실제로 익숙하지 않거나 강도 높은 운동을 한 뒤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반응이다. 그러나 근육통의 정도가 곧 운동의 효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운동이 잘됐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반드시 몸이 아파야 하는 것도 아니다.
운동 직후가 아니라 나중에 아픈 이유
운동 후 한참이 지나 나타나는 통증을 흔히 **지연성 근육통(Delayed Onset Muscle Soreness·DOMS)**이라고 한다.
DOMS는 보통 운동하는 순간보다는 시간이 지난 뒤 나타난다. Cleveland Clinic은 강도 높은 운동 이후 1~3일 사이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처음 해보는 운동이나 평소보다 강한 운동을 했을 때 흔하다고 설명한다.눌렀을 때의 압통, 일시적인 뻣뻣함, 움직임 범위 감소나 힘이 떨어지는 느낌 등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근육이 힘을 내면서 길어지는 형태의 움직임이 DOMS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웨이트 운동에서 무게를 천천히 내리는 과정이나 내리막길을 걷고 달리는 움직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만 최근 연구에서는 운동 방식뿐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운동 자체도 근육 손상과 통증을 유발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근육통이 심할수록 운동 효과도 클까
그렇지는 않다.
운동 후 어느 정도의 근육통은 새로운 자극에 대한 신체의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통증을 운동 성과의 점수표처럼 사용할 수는 없다.
ACSM은 이른바 ‘No pain, no gain’이라는 생각과 달리 체력 향상을 위해 통증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며, 통증이 있다면 오히려 활동의 강도를 낮추거나 중단해야 할 상황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Cleveland Clinic 역시 운동 후 DOMS가 없어도 충분히 생산적인 운동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꾸준히 같은 운동을 하면 이전과 비슷한 강도로 운동했는데도 근육통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이는 반드시 운동 효과가 떨어졌다는 뜻은 아니다. 신체가 반복되는 자극에 적응하면서 같은 활동 이후 나타나는 근육통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ACSM은 한 차례 근육통을 유발한 운동을 경험한 뒤 같은 종류의 운동에서 통증이 줄어드는 이른바 **반복운동효과(repeated-bout effect)**를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매번 더 심한 근육통을 만들기 위해 운동 강도를 계속 높일 필요는 없다.
새로운 운동은 조금씩 늘리는 것이 중요
오랜만에 운동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종목에 도전하면 의욕이 앞서기 쉽다.
첫날부터 평소보다 무거운 중량을 들거나, 쉬었던 사람이 갑자기 긴 거리를 달리는 식이다.
하지만 DOMS의 정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새로운 운동의 양과 강도를 점진적으로 늘리는 것이다.
ACSM은 새로운 운동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근육이 새로운 자극에 적응할 시간을 주도록 천천히 진행할 것을 권한다.
최근의 연구에서도 익숙하지 않거나 강도 높은 운동이 DOMS의 주요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운동을 잘한다는 것은 매번 몸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것보다 현재 자신의 체력과 경험에 맞춰 몸이 적응할 시간을 주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에 더 가깝다.
근육통이 있을 때 또 운동해도 될까
가벼운 근육통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모든 활동을 중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인 움직임이나 가벼운 활동은 가능할 수 있다. 다만 통증이 심한 근육을 다시 고강도로 사용하는 것은 피하고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Cleveland Clinic은 가벼운 활동이 뻣뻣함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통증이 있는 부위를 다시 강하게 운동하는 것은 피하도록 안내한다.
여기서 한 가지 구분해야 할 것도 있다.
운동 다음 날 나타나는 뻐근함과 운동하는 순간 발생하는 날카로운 통증은 같은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ACSM은 운동 중 발생하는 급성 통증은 운동 강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동작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해당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며칠 동안 서서히 좋아지는 일반적인 DOMS와 달리 통증이 매우 심하거나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심한 부종이 나타나거나 소변 색이 비정상적으로 어두워지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의 평가가 필요하다.
‘얼마나 아픈가’보다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가’
운동의 효과는 다음 날 얼마나 아픈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처음에는 힘들었던 동작이 조금 더 편해지고, 같은 거리를 덜 힘들게 움직이고, 이전보다 안정적으로 무게를 다루거나 꾸준히 운동을 이어가는 변화 역시 운동을 통해 나타나는 적응이다.
근육통은 새로운 운동이나 강한 자극을 받은 뒤 나타날 수 있는 하나의 신체 반응이다. 운동의 목표 그 자체는 아니다.
그래서 운동을 마친 뒤 “내일 얼마나 아플까”를 기다리는 것보다 오늘의 운동이 자신의 현재 수준에 적절했는지, 충분히 회복한 뒤 다음 운동을 이어갈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편이 더 중요하다.
잘한 운동의 흔적이 반드시 통증일 필요는 없다.
몸이 자극을 받아들이고 회복하고,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가는 것. 그 반복이 결국 운동을 오래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